[정지원의 피부이야기] 스킨 보톡스 빛과 그림자

푸석하고 칙칙한 피부에 효과, 내성 주의

피부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얇아진다. 반복적으로 구겨지면 주름지고, 탄력을 잃으면서 축 처진다. 이를 개선해주는 피부과 시술이 바로 ‘스킨 보톡스’이다. 이 시술은 한국 의사들이 개발했다. 스킨 보톡스는 기존 보톡스와는 방식부터 다르다. 일반 보톡스는 근육을 마비시켜 주름을 펴는 것이다. 그러나 스킨 보톡스는 피부의 표피와 진피에 약물을 아주 얕게 주입해 피지선, 땀샘, 혈관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옅은 주름이 펴지고, 피부 결이 정돈된다. 구겨진 셔츠 위에 스팀다리미를 살짝 대어주는 것과 같다. 전체적인 피부 톤이 맑고 촉촉해 보이게 된다.

스킨 보톡스를 맞고 나면 가장 먼저 느끼는 변화는 ‘기름기 감소’이다. 과도한 피지와 땀 분비가 줄어들면서 여드름이 덜 나고, 번들거림이 줄어든다. 특히 지성 피부이거나 여름철 피지 폭발로 고민일 때 효과가 좋다. 또 모공이 조여지고, 피부 결이 정돈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혈관 수축 작용 덕분에 홍조가 개선되는 것도 특징이다. 늘 붉고 민감했던 볼이 한결 차분해지는 걸 느낄 수 있다.

또 스킨보톡스의 중요한 효과는 표정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살짝 제한해줘 잔주름이 펴진다. 전체적인 리프팅 효과도 나타난다. 수술이나 실리프팅이 부담스럽고 빠른 효과가 필요하다면 좋은 대안이다. 무엇보다도 피부가 맑고 투명해지면서 ‘광채’가 살아난다. 정돈된 피부 위에 빛이 일정하게 반사되면서 반짝이는 물광 효과가 생긴다. 흔히 말하는 연예인 피부의 비결이다.

이런 효과 덕분에 스킨 보톡스는 중요한 일정 전 시술로 많이 추천한다. 소개팅, 결혼식, 면접, 중요 모임 등 ‘하루라도 빨리 예뻐지고 싶을 때’ 최고의 선택이다. 특히 수술 없이 자연스럽게 개선되길 원하는 분들, 피부톤이 칙칙하거나 유분이 많고 모공이 넓은 분들에게 더욱 잘 맞는 시술이다. 보통 효과는 3~4개월 정도 지속하며, 너무 자주 맞기보다는 1년에 2~3번 혹은 특별한 일정 3~4주 전에 받는 것이 적당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시술 직후에는 주사 자국이 도드라져 ‘엠보싱’처럼 피부에 올라올 수 있다. 하지만 시술 후 집에 돌아갈 때 대부분 사라지므로 걱정할 건 없다. 피부에 따라 멍이 들 수 있으며, 멍은 대략 1~2주 정도 지속할 수 있다.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면 시술 일정을 당겨 잡는 것이 좋다. 그리고 보톡스 시술 특성상 눈 밑이나 입 주위 등 민감한 부위에 너무 가깝게 주사하면 웃을 때 입이 삐뚤어지거나 표정이 어색해 보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엔 오히려 인상이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경험 많은 의료진의 정확한 디자인이 중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이 ‘내성’문제이다. 보톡스는 한 번 내성이 생기면 거의 평생 지속하기 때문에, 내성이 생길 정도로 너무 자주 맞는 건 피해야 한다. 마치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면 효과가 없듯이, 보톡스도 그렇다. 그래서 꼭 필요할 때, 적절한 간격을 두고 시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스킨 보톡스는 단독시술로도 효과가 뛰어나다. 하지만, 울쎄라나 볼뉴머 티타늄 리프팅과 같이 탄력 개선을 위한 시술과 함께 받을 경우 시너지 효과가 더 커진다. 피부의 속과 겉을 동시에 개선한다. 비용적으로도 스킨보톡스는 크게 부담 없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스킨 보톡스는 피부에 ‘한 겹의 광’을 입히는 시술이다. 피부의 구김을 펴듯 피부 결을 정돈하고, 자연스러운 리프팅과 잔주름 개선, 피지·땀 억제를 통해 피부 전체적으로 반짝거리는 물광효과를 준다. 단 내성 문제와 부자연스러운 표정을 피하기 위해 정확한 부위와 시술 간격에 주의가 필요하다.

지금 거울 속 피부가 칙칙하고 푸석해 보인다면, 스킨 보톡스로 가볍게 개선해 보는 것을 권장한다.

정지원(마이미의원 원장/피부과)